저축 수단과 국가 준비금
미래를 위해 남겨 둔 돈으로 무엇을 살 수 있을지는 보유 기간 동안 달라집니다. 린 앨든은 통화로 저축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집과 주식 같은 자산을 저금통으로 삼는다고 설명합니다. 이 글은 2022년 What is Money, Anyway?에 담긴 관점을 개인의 저축과 국가 준비금으로 나누어 살펴봅니다.
익숙한 통화제도에도 역사가 있습니다
오늘날의 법정화폐는 정해진 양의 금으로 바꿔 주는 약속 없이 사용됩니다. 앨든은 1971년 달러의 금 태환 중지 이후 체제가 오랫동안 이어졌다고 해서 유일하게 가능한 제도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다만 금속의 공급에 묶이지 않는다는 말이 실물 자원이나 정책의 제약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세금과 계약, 지급결제는 자국 통화를 계속 사용하는 이유가 됩니다. 다른 자산을 사고팔 때 적용되는 세금과 규정도 결제 수단의 선택에 영향을 줍니다. 구체적인 과세 방식은 나라와 자산에 따라 달라 모든 거래에 같은 세금이 붙는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앨든은 높은 부채가 금리 인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금리가 오르면 채무자의 이자 부담도 늘기 때문입니다. 그의 2022년 논의에서 중요한 조건은 명목 이자율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환경입니다. 이는 글을 쓰던 시기의 평가이며 현재 모든 통화와 예금에 그대로 적용되는 사실은 아닙니다.
자산을 돈처럼 쓰면 생기는 일
집은 거주 공간이고 주식은 기업에 대한 지분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사용이나 개별 사업의 평가보다 장기적인 가치 저장을 위해 이 자산을 사기도 합니다. 앨든은 이를 다른 자산의 ‘화폐화’라고 부릅니다. 본래 용도에 저장 수요가 더해진다는 뜻입니다.
그는 중국의 부동산과 미국의 넓은 주가지수 투자를 사례로 제시합니다. 통화 공급이 늘어나는 한편 어떤 기업은 자사주 매입으로 주식 수를 줄일 수 있다는 비교도 듭니다. 그러나 공급량만으로 어느 자산이 더 나은 저축인지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기업의 수익과 부채, 가격, 해당 자산에 대한 수요도 결과를 좌우합니다.
집은 작은 단위로 나누어 팔기 어렵고 서로 같은 물건이 아닙니다. 주식 가격도 크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매매와 보유에 비용이 들고, 빚을 끼고 사면 손실의 부담이 커집니다. 앨든이 지적하는 대가는 사람들이 단순한 저축을 위해 원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투자를 떠안게 된다는 점입니다.
국가도 준비자산을 고릅니다
중앙은행은 외환시장 개입과 대외 지급 등에 사용할 준비자산을 보유합니다. 필요할 때 외화를 팔고 자국 통화를 사는 방식으로 환율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준비금의 규모뿐 아니라 유동성과 발행자, 보관 위치도 중요합니다.
외국 정부의 채권이나 은행 예금은 누군가의 지급 의무입니다. 직접 보관한 금과는 부채 관계가 다릅니다. 그렇다고 금만 보유하면 모든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보관과 거래, 가격의 변화도 고려해야 합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해외에 보관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이 동결된 사건은 자금 접근권이 제재의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동결은 자산의 이용을 제한하는 조치이며 소유권을 빼앗는 몰수와 같지 않습니다. EU의 공식 설명도 동결된 자산과 그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의 처리를 구분합니다.
제재를 옹호하는 관점은 침공에 대응하는 비군사적 압박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준비자산을 보유하는 쪽은 다른 관할권에 대한 의존을 검토하게 됩니다. 이 두 관점을 특정 국가나 자산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개인과 국가 모두 무엇을 얼마나 보유하는지만으로 저축의 조건을 다 설명할 수 없습니다. 가격이 움직이는 방식, 필요한 때 교환할 수 있는지, 누가 지급하거나 접근을 허용해야 하는지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